1. 헥셔-오린 정리
1) 헥셔-오린 정리 (Hechscher-Ohlin Theorem)
비교우위론이 비록 국제무역의 발생원인이 생산비의 상대적 차이에 기인한다는 것을 밝히기는 했지만, 그러한 비교생산비의 차이가 왜 존재하게 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잘 설명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이유를 헥셔(E. F. Heckscher)와 오린(B. Ohlin)은 국가 사이에 비교생산비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생산요소의 부존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힘으로서 무역이론에 획기적 발전을 이룩하였다.
헥셔-오린은 다음과 같은 아홉가지 가정을 전제하고 있다.
(1) 두 나라가, 두가지 재화를 생산하며, 두가지 생산요소를 가지고 있다.
(2) 두 나라의 생산기술 즉, 생산함수는 동일하다.
(3) 생산함수는 규모에 대한 보수 불변의 생산함수이고, 생산요소에는 수확체감의 법칙이 작용한다.
(4) 두 나라는 어느 한 상품의 생산에 완전히 특화하지 않는다. 즉, 불완전특화를 가정한다.
(5) 생산요소의 완전고용과 재화시장 및 요소시장은 완전경쟁시장이다.
(6) 두 나라의 생산요소의 집약도는 다르다.
(7) 두 국가 간에 생산요소의 이동은 불가능하다.
(8) 재화의 국제적 이동에 따르는 비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9) 두 나라의 소비자기호와 선호는 모두 동일하다.
2) 헥셔-오린의 기본 명제
3) 요소부존이론
먼저, 헥셔-오린의 제 1명제인 요소부존이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국가별 생산요소의 부존량에 상대적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무역당사국은 각각 상대적으로 풍부한 생산요소를 많이 사용하여 생산되는 상품에 비교우위가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재화에 따라 1 단위의 생산에 필요한 생산요소비율 즉, 노동과 자본의 투입비율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어떤 재화는 노동집약적이고, 어떤 재화는 자본집약적 생산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나라는 상대적으로 노동이 풍부하기 때문에 노동에 대한 임금이 낮아서 노동을 집약적으로 사용하는 재화의 생산에 비교우위를 갖게 되고, 미국과 같은 국가는 자본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기 때문에 자본에 대한 비용이 저렴하여 자본을 집약적으로 사용하는 생산에 비교우위를 갖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국제무역은 각국이 가지고 있는 생산요소의 부존비율 즉, 풍부한 생산요소를 많이 사용하는 제품을 수출하고, 희소한 생산요소를 많이 사용하는 상품은 수입하게 된다고 보고 있다.
4) 생산요소 균등화 원리
요소가격균등화원리는, 국가 간의 생산요소의 이동이 불가능하더라도 자유무역을 하게 되면 국가 간에 생산요소의 가격이 같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이론이다.
이는 국제무역이 국내 생산구조의 변화를 가져오고, 이러한 변화는 국가 간의 생산요소의 이동과 같은 효과를 가져와, 결국 생산요소의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어, 궁극적으로는 두 국가의 생산요소인 노동과 자본의 가격이 같아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예를들어 살펴보면, 한국은 노동 풍부국이며, 미국은 자본 풍부국이라고 가정을 하겠다. 한국의 노동집약재의 수출증가는 노동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게 되고, 이러한 노동수요의 증가는 국내에서 노동에 대한 가격인 임금의 상승으로 나타나게 된다. 미국은 이와 반대로, 자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자본대의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임금이 상승하여 미국과 같은 높은 임금수준이 되고, 미국에서는 자본재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어, 결국 양국 간의 생산요소인 자본과 노동에 대한 요소가격이 같아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2. 레온티에프 역설(Leontief's paradox)
요소부존이론을 레온티에프(W. Leontief)가 미국의 산업연관표와 무역데이터를 이용하여 실증적으로 검증하였다. 레온디에프는 1947년 미국의 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100만 달러의 수출상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노동량과 자본량을 계산하고, 이와 동시에 100만 달러의 수입상품을 수입하지 않고,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에 필요한 자본량과 노동량을 계산하였다.
그 결과 100만 달러의 수입상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100만 달러의 수출상품을 생산하는 것보다 자본량을 상대적으로 더 필요로 한다는 결과를 발견하였다. 이는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이 풍부한 나라로 인식되는 미국이 헥셔-오린정리의 첫번째 명제와는 반대로 자본집약적인 상품을 수입하고, 노동집약적인 상품을 수출한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는데, 이를 레온티에프역설이라고 한다. 이러한 레온티에프역설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고려하면 레온티에프의 역설은 성립하지 않으며, 헥셔-오린의 정리는 타당성을 같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1) 미국의 수요편향성 때문에 레온티에프 역설이 생겨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두 나라의 수요패턴의 차이를 설명한다면 미국의 수요가 자본집약재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자본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자본집약재를 수입하게 된다고 보고 있다.
2) 레온티에프는 미국 노동자의 특성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즉, 미국 노동자들의 노동생산성이 타국에 비하여 약 3배에서 5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어, 미국은 양적으로 볼 때에는 자본집약적이지만, 생산성으로 볼 때에는 오히려 노동집약국이 되므로, 노동집약적인 상품을 수출한다고 설명하고, 헥셔-오린의 정리는 타당하다고 주장하였다.
3) 미국의 수입상품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예를 들면, 천연자원은 자본집약적 생산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미국의 수입에서 천연자원의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레온티에프 역설과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3. 현대 무역이론
1) 대표수요이론(Representative Demand Theory)
이러한 레온티에프의 역설 이후, 국제무역에 대한 다양한 새로운 무역이론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국제무역이 복잡, 다양해짐에 따라, 기존의 무역이론으로서는 무역현상의 설명에 한계를 보임으로써, 1960년대 이후, 기존의 무역이론을 보완하는 주장이 등장하게 되었다. 현대 무역이론으로는 대표수요이론(representative demand theory), 제품사이클이론(Product Life Cycle Theory),
기술격차이론(Technology Gap Theory), 산업내무역이론(Intra-industry Trade Theory)등이 있다.
먼저 린더(S. B. Linder)에 의해서 주장된 대표수요이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대표수요이론은 1961년 린더에 의해 제기되었다.
2) 기술격차이론
기술격차이론은 1961년 포스터(M. V. Posner)와 1965년 후프바우어(G. C. Hufbauer)에 의해 제기되었는데, 국제무역은 각 국가간의 생산기술의 차이가 무역발생의 원인이 되고, 무역패턴의 결정에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기술선진국은 신제품과 새로운 기술공정의 도입에 의해 야기된 기술갭(technology gap)을 통하여 신제품의 수출을 증가시키고, 세계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유지하게 된다는 이론으로서, 한 나라의 수출은 다른 나라가 기술을 모방 또는 이전 습득할 때까지 계속된다는 사실을 검증하였다.
그래프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A 국은 기술혁신국으로 to 의 시점에서 기술개발을 통해 신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고, 국내의 생산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점차 증가하게 된다. 국내에서 생산된 신제품에 대한 수요는 선진국에서만 나타나게 되고, 생산과 소비가 모두 국내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경과하여, t₁의 시점이 되면, 이러한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B 국인 기술모방국에서도 나타나게 되고, 이러한 수요는 기술혁신국인 A 국으로부터 수입하여 소비되어 진다. 즉, A 국의 수출로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시차를 수요시차라고 한다. 시간이 더 경과하여, t₂의 시점이 되면, 기술모방국인 B 국에서도 국내에서 생산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B 국의 국내생산으로, 기술혁신국인 A 국의 수출은 감소하기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기간을 반응기간이라고 한다. 이러한 반응기간부터는 제품의 생산이 표준화되기 때문에, 더 이상 기술혁신국만이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따라서 기술모방국인 B 국이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싼 임금으로 생산을 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비교우위에 의한 경쟁력은 t₃ 시점에서 부터는 B 국의 수출로 나타나게 되고, 역으로 기술혁신국인 A 국은 수입으로 전환하게 된다. B 국이 수출국이 되기까지의 시차를 모방기간이라고 한다.
3) 제품 사이클 이론
제품 사이클 이론은 1966년 버논(R. Vernon)이 기술격차이론을 일반화시키고, 확장시킨 국제무역이론이다. 버논은 신제품은, 생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생물이 출생하여 성장기를 거쳐 노쇠기에 이르는 것처럼, 국제무역에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신제품의 수명주기 즉, 제품의 사이클이 변화하게 되고, 이에 따라 국가 간의 비교우위와 무역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동태적으로 밝혔다.
이 이론은 제품의 수명주기를 3단계 즉, 신생기, 성숙기, 표준화기로 구분하고 있다.
(1) 신생기는 신제품이 나타나는 시기를 말한다. 선진국에서 독점적 기술혁신으로 신제품개발이 이루어지면, 국내 공급과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대하고, 기타 선진국인 다른 국가들에서는 잠재수요가 출현하여, 독점적 수출이 증가하는 단계를 말하게 된다.
(2) 성숙기에서는 신제품의 해외수요가 크게 증가하여, 기술선도국은 대량생산으로 수출을 증가시키지만, 기술적 우위와 함께 생산비 조건을 고려하여, 기술의 해외이전이나 전파가 이루어짐으로써, 제품시장이 경쟁적이게 되고, 기술선도국의 독점적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단계를 말하게 된다. 수입국이던 여타 선진국에서 생산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3) 표준화기에서는 제품개발의 독점적 기술이 완전히 해외로 이전되고, 생산에서의 독점적 기술우위가 소멸되어, 제품생산양식이 표준화되는 단계로서, 생산입지가 기술선도국에서 생산비가 낮은 개발도상국으로 전환되어, 저임금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에서 대량생산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개발도상국의 생산증가로 선진국과 여타 선진국에는 국내의 수요를 수입으로 충당하게 되어 수입국이 되고, 국제무역에서 수출과 수입의 방향은 역전되게 된다.
결론적으로 기술격차이론과 제품 사이클 이론은 정태적 비교우위를 설명한 헥셔-오린이론을 대체하는 무역이론이라기 보다는, 신제품의 개발과 첨단산업의 생산공정의 변화에 따른 무역패턴을 잘 설명해주는 무역이론이라 할 수 있다.
4) 산업내 무역이론(Intra-industry Trade Theory)
비교우위에 의한 국제무역이론은 국가 간에 비교우위가 뚜렷이 나타나는 농산물과 공산품의 생산, 경공업제품과 중공업제품 생산 등 산업간 무역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국제무역은 생산에 있어, 생산요소의 집약도가 상이한 이종산업 간에 이루어지는 산업간무역(intra industry trade)과, 생산요소의 집약도가 유사한 동일한 산업 간에 이루어지는 산업내무역(inter industry trade)으로 구분되어 진다. 예를 들어, 선진국에서는 섬유제품과 자동차간의 이질적인 산업간 무역보다, 자동차산업 안에서 소형차와 대형차, 특수목적차 등 다양한 차량 종류에 의한 무역이 훨씬 많이 나타나고 있다. 즉, 선진국간의 무역의 대부분은 이런 산업내무역이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무역의 대부분이 선진국간의 교역에 의해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이런 산업내무역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이 소형승용차를, 독일이 고급 대형승용차를 생산하여 무역을 하거나 한국이 메모리분야의 반도체를 생산하고, 미국이 비 메모리분야의 반도체를 생산하여 무역을 하게 되면, 모든 나라에서 무역에 의한 이득이 발생하게 된다.
그루벨(Grubel)은 산업내 무역을 '개별산업의 수입액과 정확하게 중복되는 동일 산업의 수출액'으로 정의하고 특정 산업의 산업내 무역지수를 다음과 같이 측정하였다.
이 산업내무역지수는 0 에서 1 의 값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지수가 1 에 가까울수록 산업내무역이 활발함을 뜻하게 된다.
고전적 무역이론은 수송비와 같은 거래비용이 없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상당한 거래비용이 존재하고, 이는 동종 제품의 국제간 거래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보고, 산업내무역이 발생하는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1) 국경무역의 경우, 수송비가 클 경우, 가까운 인접지역으로부터 수입하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싸기 때문에, 국경이 인접한 국간에 동일한 산업내교역이 발생하게 된다.
(2) 시차에 따른 생산량과 소비량의 불일치로 인하여, 국가간, 동종 산업간, 산업내교역이 발생하게 된다.
5) 연구개발요소 이론(R&D theory)
이외에도 키싱(D. B. Keesing)은 1967년 발표된 논문 "R&D 요소가 미국무역에 미친 영향"에서 미국의 주요수출산업이 선진 10개국의 총수출액 중 점유하는 비율과 총고용자 중 R&D 활동 종사자의 비율을 조사 검증한 결과, R&D 활동 비율이 높을수록 수출경쟁력을 확보하여 시장점유비율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R&D 활동과 시장점유율의 상관성을 강조하고, 비교우위의 근거를 R&D 요소에서 찾는 연구개발요소이론인 R&D 이론으로 국제무역을 설명하고 있다.
